ALL OR NOTHING

가을낙엽이 담긴 맑은 시냇물

가을풍경속 상림공원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여 꽃무릇필무렵 이후 두달만에

잊고 지냈었던 상림공원을 찾았다.

[2016/09/13] "천년의 숲" 함양 상림공원 가을의 전령사 꽃무릇


지난 여름날의 화려함을 담당했었던

연꽃지의 가을 모습

[2016/07/15] 함양 상림공원 연꽃지...고혹적인 연꽃향기를 보다


철이 지나서야 홀로 늦게 꽃핀 수련 한송이


사운정을 통해 그려보는 은은한 가을빛


그리고 천년을 이어져 내려온 울창한 숲속길

바스락 거리는 낙엽 밟는 소리가 듣기 좋아서

자꾸만 걷게 되는 길


단풍이 화려하진 않았지만

계절의 변화가 전해진다.

아직 꽃무릇잎의 초록함이 그대로여서인지

삭막하거나 쓸쓸해 보이진 않는다.

꽃과 잎이 만날 수 없는 꽃무릇

난 꽃도 잎도 다 만났다.


상림공원 위천 둑방길로 나와 걸어보았다.

이쪽길은 처음 걸어보았는데

둑방길따라 길게 늘어선 숲의 가지런한 모습이

꽤나 인상적이었다.


잔잔하게 흐르던 위천의 파장은 바로

수달이란 요넘이 만들어 내었던 것

참 포착하기 힘들었는데

간신히 실루엣만


하늘에 구름도 예뻣던 날


천년의 다리를 건너

장노출보단 순간 포착이 더 어울렸던

위천수의 물줄기와 소리도 감상 해 보고


상림 어린이공원에서 만난 붉은 단풍


얕은 기와담장을 사이로 대나무와 단풍나무가

참 잘 어울렸던 모습도 자꾸만 담게 되었다.


상림 어린이공원옆 동산에 자리한

군민의 종


다시 상림공원 주차장으로 가는 길

이번에 제대로 상림공원전체를 걸어보았다.

짝꿍과 두손 꼭잡고 소풍을 나온 어린이들도

가족끼리 산책도 많이 즐기러 오는 곳

상림숲의 가을은 모두에게

즐거운 한때를 선사해 주고 있었다.





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서정주


섭섭하게,
그러나 아주 섭섭지는 말고
좀 섭섭한 듯만하게,

이별이게,
그러나 아주 영 이별은 말고
어디 내 생애에서라도
다시 만나기로 하는 이별이게,

연꽃
만나러 가는
바람이 아니라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엇그제
만나고 가는 바람이 아니라
한두 철 전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

.

연꽃에 관련된 검색을 하다가

서정주님의 시 한편 있길래

눈에 띄여 옮겨왔다.

연꽃과 관련된 많은 블로그 글들에게서

자주 등장하는 걸보면

제목이 곧 어떤 내용의 글인가를 짐작케하는,,,

그래서 나도 인용해보았다!

졸필이라 글제목 짓기도 애로사항중 하나다.

각설하고 본론으로


함양 상림공원의 연꽃지

천년의 숲을 다 돌아본다는 것은

전생에 쌓은 덕이 부족해서 일까?

모처럼 여유로운 마음으로 운동겸 산책을 나섰는데

어여쁜 연꽃에 심취해

또 가던 길을 멈추고야 말았다..

생긴건 안그런데 꽃만 보면 이성상실인


3주전보다 확실히 더 많은 연꽃이 피었다.

http://21blackjack.tistory.com/708

개화상태는 30%정도로 보이는데

품종에 따라 피는 시기가 각각 다른듯하다.


새벽녘 비가 스쳤는지

연잎위에 송글송글 맺힌 빗물방울들

크거나 혹은 작거나

각자의 세계를 담고

하나되어 스며들 수 없는 슬픈인연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빛이난다.


너를 품에 안을 수 없는건

단지 네가 싫어서도 미워서도 아니야

내 안에서 네가 더 빛날 수 있게

너를 위하는 배려의 마음

아마도 그건 사랑이겠지


연꽃들 품종이 매우 다양해서

이름을 기억한다는건

연꽃지 연들에겐 미안한 일

나에겐 거의 불가능한 일


그냥 연꽃이라 부를께~

와~~백련의 순수함

나도 닮고 싶어진다.


여기는 아직 작은 꽃봉오리만 간간이 보이고

동쪽으로 떠 오르는

해를 기다리는 듯한 모습의 연잎들

넌 나만 바라봐~


한무리의 핑크빛 홍련

각자 다른모습을 하고 있어도

아름답다라~


조만간 꽃피울 시간이 네게도 곧 올꺼야~

지금모습 그대로도 충분히 아름다운걸

너는 알고있니?!


일찍 만개해 버린 연꽃이 있는가 하면

이제막 봉오리를 키워가는 기대주들이

더 많아 보인다.


연잎들만의 공간

이렇게 많은 연잎을 보고 있자니 

문득 엄마가 별미로 해 주셨던

찰지고 윤기 촤르르 흐르던 연잎밥

연잎을 한꺼풀 두꺼풀 벗기면서 드는

설렘반 기대반

식욕충만으로 고인침을 꼴깍 삼키며~~~

뜬금포 엄마가 보고싶다,,,,,,

요렇게 먹을때만,,,,난 너무 이기주의


진흙속에서 자라고 꽃피우지만

고귀하고 정갈한 아름다움을 지녔다.



이제 막 꽃잎을 펼치려는 백련의 우아한 모습




물위에 비친 반영이 꽤나 멋스러웠는데

이름은 내머릿속 지우개로 지웠나보다.


특이한 연잎 발견

정작 가시연꽃은 보이지않고...

다음에 가면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열대수련의 선명한 반영


화려함이 돋보였던 연꽃

 


노랑어리연꽃 가득가득

물위에도 꽃밭이 생겼다.


바람결따라 일렁이는 물결

아련히 흔들려간 연꽃





상림공원 연꽃지엔 연꽃만 있는게 아니다.

연꽃지 사잇길로 키재기하듯 늘어선

하늘하늘 코스모스

어느새 많은 꽃을 피웠다.


마치 여름속 가을느낌인것처럼

언젠가는 너와 함께 이 길을 걸어 보구싶어...

놓지않을 두손 꼭 잡고서

*^^*



연꽃지 주변따라 키작은 여름 코스모스도

왠지 잘 어울린다.



지난번에 만났었던 아이들 많이도 컸네~

일가족으로 추정되는

너희들은 원앙??


이제 꽃피우기 시작하는 연꽃과 코스모스따라

마냥 걷고 싶어지는 길


꽃도 아닌것이 멀리서부터 시선을 마구 땅기던

가지끝 노오란 잎사귀가 인상적인 관상수


짧은 시간의 산책로에서 만난

함화루 누각


울창한 상림숲길

새소리 바람소리가 흔한 일상인 이곳

한낮 따가운 햇살도 가려준다.


산책로를 지나 오는 동안

어찌나 시원하던지 여름을 잊게할 만큼

서늘함마져 느껴졌다.


천년을 이어져 내려 온 숲답게

함양 팔경 가운데 제1경으로 꼽힐만큼

봄에는 신록, 여름은 녹음, 가을엔 단풍, 겨울은 설경

사계절 내내 멋진 풍경을 만날 수 있는 상림공원

난 이제 겨우 한계절을 지났을 뿐이고

나머지 계절을 다 만난후에야

비로서 상림숲에 대해 들려줄 수 있는

이야기들이 내게도 조금은 생기겠지?!

온 숲을 다 돌아볼 수 있도록

응원을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