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OR NOTHING


사나흘간 깜짝 영하의 날씨로 인해

무서리가 내려선지

여기저기

은행잎들이 몽땅 다 떨어졌다.

노랗게 물들지 못한 초록잎들도 함께,,,

매정한 은행나무 같으니라구,,,

며칠뒤 가 볼 예정이었던

담양 은행나무길

직접 눈으로 못보니 마음이 더 조급해졌다.

그래서 앞당겨 서둘러 찾아가 보았다.


전남 담양군 수북면 대방리 산 105-3

(국제 청소년교육재단)

이곳 주차장에 주차를 한후

왔던 길을 다시 되돌아 조금 걸어 내려가

우측방향 오르막 임도를 타고 5분정도 오르면

약 400m정도의 은행나무길이 나온다.

이곳은 개인사유지이므로

인간으로서의 기본매너는 탑재하고

꼭 조용조용 사뿐사뿐

내가 여기 와 있다는 걸 아무도 모르게,,


 따사로운 빛을 따라 걸어도 좋았던 길

널 만나러 가는 기분이란

아마도 이런걸까?


끝이 안보이던 은행나무길

우와~넘 예쁘다!


은행나무길의 시작이 되는 곳

시작과 끝의 교차지점이기도 하지


오후에 찾아든 빛이 너무 좋아서

은행잎이 노란빛을 바래고 있었고

간간히 등산객도 보이긴 했는데

지나가는 어르신 말씀이

자기는 초상권이 있다나 뭐라나?

나두 사람 보는 눈은 꽤 고퀄리티를

지향하는데 이 무슨

ㅋㅋㅋㅋ



아직 무사하게 남아있어서 기뻤다.

이곳도 군데군데 초록잎이 보였지만

그래도 노란빛을 잘 갈아입은 상태였다.

조금씩 은행잎이 떨어진 흔적도 보였고

조만간 이곳도 아마 다 떨어질것 같다.


두손 꼬옥 붙잡고 은행나무길을 함께 걷는

중년부부의 뒷모습


은행나무길 사이로 점점 아련해지는 

아름다운 동행

그 뒷모습에서 행복의 여운이 느껴진다.


오후의 햇살을 받아 붉게 빛나던

뜬금포 돋는 단풍 삼매경

스포트라이트 제대루 받아서 예쁜

지금은 기승전단풍이지~

꼭 이런 외침을 혹시 하고 있지는 않을까?


보기만 해도 예쁜데

그 모습을 잘 담는다는 건

내겐 아직 너무 어렵다,,,


렌즈를 줌인하려는데 멀리서 싸이클을 탄

두분이 열심히 패달질을 하며 오르는게 잡혔다,

와우~

이런 앵글도 잡아보는 날이 내게도 왔다.


그래서 한컷,두컷,세컷,넷컷.....

맘놓고 실컷


점점 가까워져 오는 멋진두분

자체 모자이크효과가 제대론걸~

사진에 찍힌걸 넘겨 짚으신건지는 몰라도

내사진의 모델이 되어 주었으니

당신들 폰카로 커플인증사진 찍어달라시길래

은행나무길을 배경으로 싸이클과 함께

제법 근사하게 담아드렸다.

이곳 현지인이신데 올해 은행상태가 별로라며,,,

이상기후때문에 여기뿐만이 아니고

전체적으로 다 그런듯하다.

게다가 며칠전에 무서리까지 내려서

준비안된 이별연습도 해야했고,,,

의동마을 은행나무길



은행나무길 끝엔 어떤 길들이 이어져있을까?

시간 관계상 더 가지는 못 했지만

아마도 등산로가 이어져 있을지 싶다.


자꾸만 되돌아 보게 했던 은행나무길

아름답다라~


오후빛이 기분좋게 들던 시간

오가던 인적이 드물어 한적했었던 공간

오롯이 나만의 은행나무길이 되어 주었다.

이럴줄 알았으면 타이머 맞춰놓고

은행나무길 풍경속으로 막 뛰어들어가

 나를 우겨 넣기라도 할껄 그랬나?!

ㅋㅋㅋ


위태롭게 매달린 메마른 나뭇잎

흑과 백

그림자 노리

그리고 빛과의 사랑에 빠진


임도에서 내려와 주차장으로 가는 길


길 양옆으로 높게 뻣어있던 키큰 나무들은 

오솔길을 더 아늑하게 만들어주었다. 

다행이도 은행나무길을 제대로 거닐었더니

허전함도 아쉬움도 제법 잘 보낼 수 있을것 같다.

내년에 더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만나길 기대 해 본다.

이젠 안녕~


[2016/11/02] 담양 메타세쿼이아길 오후 햇살가득한 산책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