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OR NOTHING


새벽녘 일찍 잠이 깬 탓에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창밖을 바라보며

갑자기 전날 내린 소나기가 생각났다.

어쩌면...

오도산 운해를 볼 수도 있겠다 싶어서

장비를 챙겨서 달려갔다.

이미 지난번 답사를 다녀 왔었던터라

시간단축을 10여분이나 하며 올랐다.

새벽 5시22분에 출발해 6시에 정상도착

여명과 일출을 놓치고 싶지않은

 조급한 마음을 재촉하긴 했지만

산을 오르며 언뜻언뜻 보이는

달리는 차창밖 여명은

그다지 붉지도 예쁘지도 않아서 한편으론

다행?이다 싶었다. 

밤이 점점 길어지니 일출을 만나기엔

앞으로가 더 수월 해 질것 같다.

정상에 도착하자마자 동쪽을 향해 

눈과 마음은 이미 감탄을 하면서

분주한 두손은 삼각대를 펴느라

무척이나 바쁘다 바뻐~

일출 그리고 하루의 시작

경건함과 숙연함마져 들게하던 풍경 


6시 정각

아련돋는 여명과

아슬아슬하게 하마터면 놓칠뻔했었던

일출을 위한 준비중

먼산 구름에게 고맙다고 해야하나?


6시 3분에 구름위로 해가 떠올랐다.


흡사 저녁노을이 연상되는

쟁반처럼 둥근 햇님



아름다운 일출과 운해의 장관

널 위한 선물


열심히 노출과 조리개 연습

렌즈에 먼지 좀 봐라^^;;

그래서 다 버리고 그나마 건진거,,,


처음엔 아래쪽에서 열심히 담았는데

주위를 돌아보니 중계탑옥상에 열정진사님 세분

나도 열린 철문을 살짝밀고 올라갔다.

이 중계소를 설치하기위해 산정상 13m나

깎았다고 한다.


골짜기마다 하얗게 담겨있는 운해들

시야가 완전 깨끗한 날은 아니었다.


나도 드뎌 빛갈림을 찍게됬다.

조리개를 개방하면서 이물질이 선명히 보여

버린 사진이 애도스럽게도 절반이 넘는다.

이것은 나의 부주의겠지만,,,

아무래도 점검을 받아야 할듯,,,


구름의 바다처럼

수많은 산봉우리들이 마치 섬처럼 보이는

착각이 들게도 한다.


아침햇살에 오도산은 그림자 노리중


가조면의 평지를 가득메운 하얀운해

때론 가까이 밀려왔다가

저 멀리 빠지기를 반복하는 파도처럼..



시선이 닿는 곳마다 자연이 주는 경이로움


성난 파도처럼 너울지며 부서지는

 운해의 표정


내가 사진찍길 좋아하는 건

너를 좋아하는 이유와 같은거 아닐까?


무엇이든 몰입 할 수 있다는 건

참 좋은거랬지?!


그 순간만큼은 넘 행복하고

그냥 아무조건 없이

너라는 존재때문에

오직 너라서...그래!


바람에 하늘거리는 억새가 참 예쁘다.

어느새 가을이 왔나싶다!


시시각각 변하는 운해의 모습은

처음 보는것 같다.

감동적인 2시간 동안

배터리완전 소진해 가며

사진을 담는 그 순간만큼은

너무도 행복해 한다는 걸...

나를 위한 선물을 준것 같아서

더 없이 좋았던 시간들


카메라점검을 받고 대구에 다녀오면서

거창휴게소에서 바라 본 오도산 정상

지금은 카메라 테스트중

바로 앞쪽 병풍처럼 있는 산은

마치 아기를 잉태한 듯한 여성이 누워있는

형상이라 하여 이름 붙여진 미녀산이라 한다.

오른쪽으로부터 머리,가슴,배,다리

아무리봐도 난 잘 모르겠다,,,


꽤나 높은곳에 위치한 오도산 중계탑


그 많던 운해들은 오간데 없고

겹겹이 아련한 산너머 산


새벽5시부터 일출과 함께 시작된

나의 하루가 무척이나 바빴다.

오도산으로 함양으로 다시 대구에서 거창까지

오늘 내달린 총거리 300km

피곤하지만 그래도 행복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