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이웃 어르신이 부활절이라고 소담히 담긴 달걀을 갖고 오셨다.
그 동안 종이박스 잘 모아줘서 고맙다 하시는데
앞으로 더 모으게 될지 잘 모르시겠다며...
이유인즉슨 파지줍는 어려운 이웃 먹고 살게 놔두지
성당에서까지 파지를 모아 판다고 성당에 민원이 들어왔다고 하신다.
몇년전부터 성당다니시는 신도분들이 자발적으로 파지나 빈병을 모아 판 돈으로
주위 어려운 어르신들을 돕기위해 쓰여진다는 걸 알고 있었다.
어차피 버릴 종이박스 기왕이면 좋은 일 하시는데
조금이나마 보탬을 드리고 싶어 내버리지 않고 몇년째 모아드렸다.
박스가져 가시면서도 항상 고맙다 인사를 해 주셔서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닌데 인사받는 것 자체가
오히려 몸둘바를 모를 지경이었다.
창피함도 무릎쓰고 길거리 버려진 종이박스나 공병을
아침이나 밤이나 열심히 주워 나르는 걸 많이 봐왔던터라
뭐 이런걸 가지고 민원을 넣고 그러나 싶은게
남을 위해 봉사한다는 자체가 결코 쉬운일은 아닌건데
좀 씁쓸한 생각이 들었다.
나를 위함이 아닌 어려운 이웃을 위해 나눔하는 봉사가
다른 어려운 이웃에게 과연 민폐가 되는 일인지
다시한번 생각하게 한다.
인생의 절반은 고난과 슬픔과 역경의 연속이지만
예수님의 부활로
험난한 세상을 향해 전하고 싶으셨던
의미를 되세겨보는 오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