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OR NOTHING


태어난 곳 일까? 아님 자랐던 곳일까?

기억력이 확실한 시점부터 

세월의 시간들은 차곡히 쌓여간다.

과거의 내가 있었기에 현재의 내가 있듯

점점 기억속 희미해져간 나의 어린시절

추억이 깃든 곳으로의 여행

한번쯤은 꼭 찾아가 봐야지 했었던 곳

중고시절보다 더 그리웠던 '국민학교'

지금은 초등학교로 바뀌어 부르지만

내가 다닌시절엔 국민학생이라 불렀다.

분명 멀게만 느껴졌었던 까마득한 길이었는데

어른이 되서 다시 걷는 등교길

감회와 만감이 교차되던 기분이란...

 

가슴설레며 정문을 들어서니 늘익숙했었던

도봉산의 만장봉이 병풍처럼 보이고

학교의 예전 모습은 찾아볼 수 없이

컬러풀한 블럭조각처럼 리모델링된 교정

일단 정문옆 학교 보안관분에게

양해를 구하고 돌아보기 시작했다.


행복 배움터

서울도봉초등학교

입학은 여기서 않했지만

6년동안 나름 뼈를 묻고 졸업한 학교다.


저 멀리 인수봉도 여전히 그 모습 그대로이다.


교정본관 뒤로 있던 고학년 교실

난 6학년6반

정확히 어느층인지 기억이 없다.

더 황당한건

몇회 졸업생인지도 잘 모르겠는

^^;;;;;;;;;;;;;;;;;;


본관 복도

예전엔 교실,복도 다 마루바닥이었는데

거친 나뭇결에 손과 발에 나뭇가시가 박히기도 해

양초와 마른걸레를 가지고 반질반질 윤이나게

마르고 닳도록 닦았었던 대청소를

토요일마다 했었던 기억이 난다.

무슨 어린이 노동력착취 현장도 아니고

ㅋㅋㅋㅋ



개교 50주년을 기념해 까마득한 후배님들의

타일벽화 작품들


하나하나 들여다보면서

흐믓한 미소가 절로 지어졌다.


원래 놀이터 자리는 여기가 아니였다.

과거 이곳엔 2부제 수업을 위한 오후반 학생들의

학년과 반별 대기장소였었다.

삼삼오오 모여 공기놀이와 고무줄 놀이를 하며

시간을 보냈던 장소다.

학생수에 비해 교실이 턱없이 부족한 탓에

한교실 2개의 반이 오전,오후반을 번갈아가며

공부를 배웠었다.

전 학년 16반까지 있었고

한반에 60~70명까지

와글와글 우글우글 지금은 상상도 못할

그야말로 콩나무시루같은 교실이었다^^;;

새학년이 되면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기 힘들어

낮가림 심한 나는 어색열매를 달고 다녔었다.


6년동안 저 도봉산의 만장봉을 보며 등교했다.

도봉산의 정기를 받은 몸이라 자칭하면서ㅋ

교문에 들어서면 태극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각자의 교실로 들어갔던 기억이 났다.

어릴땐 왜 그렇게 애국심을 강요당했던거지?

ㅋㅋㅋㅋ


우측에 체육관같은 강당이 새로생겼다.

그래서 한없이 넓었던 운동장이 작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다.


까마득한 나의 후배님

공부 열심히하고 건강하게 잘 자라주길~

후훗~


우리학교가 이세상에서 제일크고

제일 넓은 운동장인줄 알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땐 모든게 크고 거대하게만 다가 왔었는지

어른이 되서 돌아 본 학교는

그리 크지도 넓지도 않아 보였다.

그만큼 내가 훌쩍 커버린탓이겠지만


교문을 나서면 백운산 인수봉이 있다.

산은 늘 그대로인데 세월따라 변해버린게

주위를 둘러보니 너무나 많다.



늘 등하교길이었던 골목길

초등학교 근처라 그런지

재밌는 벽화들도 있다.


앗~! 어디선가 나타난 소독차의 굉음과

뿌연 연기들

어렸을땐 뭣모르고 아이들과 함께

열씸히도 연기따라 뛰어다녔는데...

어딜가나 요즘은 동네에서 뛰어노는

 아이들보기가 힘들다.



아직도 능소화가 피어있네~


옛날에 살던 우리집 자리에는

중학교가 들어섰다.

도봉산에서 흘러드는 계곡

어릴땐 분명 큰 계곡이었는데,,

여름엔 물놀이하고 빨래도 하고 그랬던,,,

예전 모습은 오간데없고

깨끗히 정비된 모습이다.



시설물들이 다 바뀌었지만

놀이터 자리는 그대론데...ㅋ

이렇게 좁았었던 곳이었나 싶다.

놀이터 한쪽에서 뽑기랑 달고나팔던

친구같았던 아줌마도 생각나고


헐~완전 반가운 '부부약국'

예전에도 같은 상호로 있었는데

아직도 있다는게 신기했ㅎㅎㅎ

부부내외가 약사셨는데 유일하게 35년전

흔하지않던 에어컨이 있었던 약국이다.


엄마가 장사하셨던 상가


어릴땐 골목이 걷기엔 참 멀었는데

지금은 가깝다 느껴진다.


일요일이면 친구들과 도봉산에 올라가서

자주 뛰어놀았다.

물론 저 꼭대기까지는 무서워 못 갔지만

여름엔 계곡물에서 물놀이도 하고

바쁜 엄마를 대신해 손빨래를 하기도 했다.

5학년쯤인가?

겨울에 손이 너무시려워 감각도 없는데

그와중에 빨래를 다하고 집에 돌아와서

펑펑울었던 기억은 여전히 잊지못한다.

엄마가 시킨것도 아니였는데,,,

미련한건 지금도 여전하지만;;

여유롭고 풍족하진 못했지만

늘 열심히 성실하게 일하시며 사셨던

부모님의 젊었던 모습이 떠올라

마음 짠했던 시간들

천방지축으로 뛰어놀던

 철없던 나의 어린시절 추억이 깃들어 있는

도봉동

다신 돌아갈 수 없는

그때 그 시절을 회상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