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지 않고 피어나는 꽃이 어디 있으랴
-도종환-
흔들리며 피는 꽃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
.
.
.
.
바람이 오면
바람이 오면
오는대로 두었다가
가게하세요
그리움이 오면
오는대로 두었다가
가게하세요
아픔도 오겠지요
머물러 살겠지요
살다간 가겠지요
세월도 그렇게
왔다간 걸 거예요
가도록 그냥 두세요
......
오늘처럼 바람부는 날이면
지금 내가 겪고 있는
모든 근심 걱정 고민 사랑
다 바람결에 실려 보내 버렸으면 좋겠다!
시원하게 비라도 하늘에서 쏟아져
빗물따라 깨끗히 씻겨 내려가던지...
마음 한쪽이 무겁고 답답한건
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