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2/28]마지막 눈이될까?
동네 아이들인지 재빠르게 흔적을 내버렸다.
인적없이 깨끗한 눈을 기대했건만...
온몸으로 고스란히 눈을 뒤집어쓴 나무들
철지난 크리스마스 트리같다.
한겨울 목화솜처럼 눈꽃피었다.
누군가를 기다리는 빈 의자위에
소담스럽게 쌓여간 눈
맨홀들의 규칙적인 모습도 재밌게 다가온다.
빈교정을 둘러보니 시선 닿는 곳마다
눈의 작품이다.
지나 온 길을 돌아보고
좀 더 멀어졌을까?
다음 풍경이 기대가 되어
자꾸 뒤돌아보며 걷게된다.
가지마다 파릇한 새순이 돋고
꽃피는 춘삼월엔 과연 어떤 모습일까?
기대도 되고
휘몰아치던 눈보라를 온몸으로 맞섰던 표지판
앙상한 가지마다 눈이 쌓였다.
하얀 눈속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낸
까만디딤돌
난 이상하게 이런 모습들에 집착을 한다.
ㅋㅋㅋㅋ
왠지 눈이 무거워 보이는 마른가지
발자국 하나없이 깨끗한 작은 계단
밟고 내려서기가 괜스레 미안해진다.
화단의 돌들과 크고작은 나뭇가지에 핀 눈꽃
너를 상고대라 불러도 괜찮을까?
슈거파우더를 흩뿌려 놓은듯
운동장 한가운데 아이들이 만들다가 만 눈덩이
눈사람이 될 수도 있었을텐데
미완성이 되었다.
봄꽃이 눈꽃으로 피어난듯
수묵의 느낌을 깨는 붉은 창
운동장 한켠 가로등이 하나둘씩 점등이 되고
나홀로 교정을 걷는 기분도 색다른
흐린날 자취를 감춰버린 아련돋는 일몰
그리고 찾아 온 블루아워~~
가로등 불빛을 등에지고 하얀 눈위로 드리워진
나무의 그림자
춥지 않을까?
어둠을 향해 갈수록 선명하게 대비되는
하얀눈위로 펼쳐지는 빛과 그림자
모처럼 내곁에도 눈이 내렸다.
마지막눈이 아닌걸 기뻐하며...
수묵화를 연상시키는 풍경들
눈 내리는 날만의 특별함을 누리며
마음은 이미 봄을 손짓하며 부르고 있지만
아직은 눈내리는 겨울이래도 좋다!
해가 지는줄도 모르고 교정한바퀴
휘리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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