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OR NOTHING


지난 일요일은 태풍의 여파가 지난후라 그런지

오전부터 새파랗게 드높은 청명한 가을하늘

그냥 집에만 있기엔 왠지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게 할 만큼 어디로든 발걸음하기에

참 좋은 날씨였다.


휴일에 어딜 움직인다거나 놀러가는 건

왠만하면 자제하는 편인데,,,

그동안 틈틈히 기회만 노리고 있었던

순천만습지의 칠면초를 보기 위해

즐거운 마음으로 룰루랄라~거리며

고속도로를 내달렸다.

너무 들뜬마음에서 였을까?

메모리카드를 챙기지 않은게 불현듯 생각났고

근처 휴게소에 정차해서 보니 진짜 없다,,,

30여km나 왔는데...멘붕멘붕;;;

그래서 다시 집으로 되돌아 갔다.

ㅠ.ㅠ

아,,,,,

이런 어처구니없는 경우를 또 반복중인 나

리더기에서 챙겨 나오다

여분의 배터리 생각에 다시,,,,

오늘 가면 않되는 날인가? 싶기도 하고


칠면초 군락지를 좀 더 가까이 볼 수가 있다는

해룡면 농주리 536-1로 찾아왔다.

이미 여러대의 차들이 주차가 되어 있어서

이곳이 그곳임을 짐작케 했다.

순천만 습지를 대표하는 것들 중

요맘때면 볼 수 있는 갯벌위를 붉게 물들이는

칠면초

이것을 보기위해 여러날을 기다려왔다.

계속되는 궃은 날씨때문에 딜레이되고,,,

전망대에서 보는 것도 좋지만 가까이 보는 것도

처음인 색다른 모습들이다.

지금이 아니면 다시 일년을 기다려야 하니까,,


붉은 칠면초 사이로 S라인 물길이 보여진것도

반가운 일이 되었고


솔섬을 배경으로한 모습도 꽤 이채롭다.

잠시 갯벌이라는 생각을 잊게 할 만큼..


아직은 푸르른 갈대와 보색대비를 이루는

'칠면초'

그래서 더 화려하게 보였는지도 모르겠다.


물길따라 오후의 햇빛이 내게로 반사되었다.

나 눈부심ㅎㅎ


칠면초에 대한 정보는 대략 이렇다.

때에 따라 녹색, 붉은색, 자주색으로

7번변한다 하여 칠면초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외형적으로 길이는 15~50cm 정도이며,

곁가지도 곧게 뻗어 작은 나무처럼 보이고,

잎 끝은 곤봉모양과 유사한 특징을 보인다.

처음에는 녹색이지만 자라면서

붉은색이 강해지다가

9월쯤에는 붉은빛이 도는 자주색으로 변해

갯벌에 레드카펫을 깔아 놓은 듯한 장관을 이룬다.


이런 관람데크도 있어서 가까이 볼 수가 있다.

한동안은 진사님들의 독차지였지만 서도,,,

이날 단체로 출사를 오신것 같았다.


왼쪽 산책로 따라 걷다보면

와온해변까지 연결되 갈 수도 있을것 같다.


해룡면 농주리 바닷가 칠면초 군락지에서

용산전망대까지 15분이면 오를 수 있을 만큼

가까운 거리인데 이곳은 아는 사람만 오는 듯

순천만습지를 다시오게 된다면

아마도 이곳으로 올것이다.

전망대로 오르는 입구엔 순천만습지공원 직원이

상주 해 있어서 간이 매표를 하고 있었다.

오후5시가 넘은 시각 석양찍으러 왔다하니 

원래 8,000원인데 2,000원만 받으셨다.

10분정도 산비탈길을 올랐다.

다행이 사람들이 많지 않아서

백통렌즈를 장착한 어느 진사분옆

좋은위치에 삼각대를 폈다.

카메라앵글속 풍경은 더 황홀하고 아름다웠다.

이곳에서 순천만을 보았던 모든사람들 역시

같은 기분이 아니였을까?한다.


인상깊었던 순천만의 여러가지 풍경들

한척의 배

그리고 늦은 오후햇살이 내리비추던 갯벌위로

바닷물의 너울거림이 예뻤다.


전망대에서 내려다 보이는

푸른갈대밭 사이로 붉은 칠면초

갯벌이라는 캔버스위에

바다가 그려놓은 한폭의 그림이란

바로 이런거지ㅋ

보면 볼 수록 신기하단 말이지~

안왔으면 진짜 후회 할 뻔 했다.


맑은 날씨덕에 솔섬도 선명하게 잘 보이고

어느새 밀물인지 썰물인지 잘 모르겠지만,,,

솔섬뒤로 보이는 다리의 정체가 궁금해진다.


와온해변 일몰과는 또 다른 매력을 선사 해 준다.

http://21blackjack.tistory.com/756


오늘은 다행이 물때가 맞아

멋찐 너울의 파장을 그려주며

유유히 지나가는

아마도 마지막편 유람선인듯 싶다.

배에서 바라보는 순천만습지의 모습도

구미가 확 땡기는 걸~


오후 햇살이 너무 좋아서

감성충만한 장면을

찍을 수 있었다는게 넘 행복하다.


마치 태양이 하늘과 갯벌에 두개인듯한

착각이 들게 만들던 풍경

석양을 감상하고 즐기기 위해 모여든 많은 인파들

감탄과 웅성거림에 뒤를 살짝 돌아보니

어느새 전망대는 발딛을 틈조차 없을 정도로

초만원이 되어 있었다.


바로옆 진사아저씨 백통렌즈가 두개씩이나,,,

몸값만큼 멋진 결과물을 얻길~

무엇으로 찍느냐보단 누가 찍었느냐가,,,


이제 곧 이 푸르름도 점차 변해가겠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먼산위로

빠르게 기울어져 가던

하루의 해

동시다발적으로 들려오던 카메라 셔터소리

마치 기관총을 쏘는 듯 했다는

어느 관광객의 소감에 그저 웃음이 났다.


산능선에 걸쳐지는가 싶은것도 잠시


점차 빛을 잃고 산너머로 아스라히 사라져 갔다.


햇살이 남기고 간 빈자리의 여운은

한 동안 그렇게 머물러 아쉬움을 남겼다.


그 많았던 사람들도 거의 빠져 나간 상태

일몰직후 30분간의 '블루아워'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간

진짜는 지금부터가 시작인데 후훗~


우여곡절끝에 달려와 준 보람을 선사라도 하듯

이제야 비로서 제대로된

순천만습지 용산전망대에서의

아름다운 석양을 감상할 수 있었던 

멋찐 날이었다.

내년 1월쯤이면 솔섬으로 떨어지는 일몰도

아주 근사하다는데...

한번 도전을 해봐?!



초봄의 순천만 풍경

http://21blackjack.tistory.com/663